세계사를 공부하다보면 우리가 접하는 세계사는 사실 유럽사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세계사라는 학문은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고 분석하는 학문이죠. 그렇다면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민족,국가,인종,문화 별로 연구하면 될 테지만, 그게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세계를 바라보는 수많은 관점 중에서 세계인들이 누구의 시점에서 세계를 바라봐 왔었는지 알아보고 올바른 관점에서 세계사를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에 대해 알아볼게요.
목차:
1. 유럽인의 시각으로 본 세계사- <곰브리치세계사>를 중심으로
2. 세계사의 발전과정
1. 유럽인의 시각으로 본 세계사- <곰브리치세계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몇년 전 인기를 끌었던 <곰브리치 세계사>를 목차를 볼게요. 제목은 버젓이 '세계사' 라도 붙여놓고 목차를 보면 분명 '유럽사' 책입니다. 우리나라 출판사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세계사라고 하고 심지어 →세계사 입문서의 결정판!← 이라는 스티커까지 붙여놓은걸까요? 비룡소라는 출판사가 좋은 책도 많이 만들지만 역사 인식에 있어서는 상당히 주체성이 결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비룡소에서 출판한 역사책은 거를 것 같아요.
원제는 <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 입니다. 분명하게 세계사라는 인식하에 저술된 책이네요.
목차를 살펴볼게요.
왼쪽 27. 새로운 세계 라는 목차가 보이시나요? '새로운' 이라는 형용사는 누구에게 새롭다는 것일까요? 무인도도 아닌데 말이죠. 새롭다는 건 그런 땅이 있는지도 모르고 어찌어찌 항해를 하다 발견한 유럽인들의 눈에 새로운 것이죠. 새로운 세계, 새로운 땅, 신대륙, 신항로... 이런 따위의 용어들이 모두 유럽인의 시각을 강하게 반영한 것인데, 원래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과 그곳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던 이들 조차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그곳을 신대륙이니 신항로니 하는 식으로 여기게 된 것이죠.
오른쪽 37. 바다 너머의 세계를 보면 드디어 동양이 등장하네요. 앞선 목차에서는 동양의 화려한 문명은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저 동양은 바다 너무의 미지의 세계이고 유럽인이 유구한 문명을 일궈서 우리의 노력으로 그곳을 발견했고, 심지어 그 세계를 정복하기에 이르렀다. 무슨 이런 식의 역사 서술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유럽인들이 신대륙 탐험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는 동양의 앞선 문물의 덕을 본 부분이 명백한데 말이에요.
이 책이 19세기말에 그들의 정복욕의 서사를 정리한 책이라면 이해가 가겠지만, 문제는 이 책이 2010년에 출판되었다는 거죠. 심지어 열강에 의해 식민지화되었던 우리나라에서 말이에요.
그나마 이해가 되는 것은 이 책의 저자인 곰브리치가 1909년 생이라는 거에요. 20세기초에 태어나 유럽의 최대 전성기를 보고 살았을 그에게 그의 경험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적 사고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테니까요. 이 책은 1935년 쓰여진 곰브리치의 책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세계의 역사]의 개정판 [젊은 독자를 위한 세계사]를 번역한 책입니다. 1935년이요. 1935년!

왜 난데없이 1935년에 당시 유럽인의 시각으로 씌여진 역사책을 21세기에 다시 번역을 한 것인지, 당췌 이해가 안갑니다. 아직도 우리 안에 주체성과 자주성에 대한 자각과 각성은 없다는 증거일까요? 저는 절대로 이 책을 청소년들에게 추천하지 않을 겁니다. 유럽인들은 이렇게 생각한대, 웃기지? 라는 목적이라면 모를까.
2. 세계사의 발전과정
세계사의 시작은 인류가 문자를 사용하여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시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세계사의 발전과 형성에는 유럽인의 시각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에요. 한국도 그렇고 다른 동양의 국가들도 고대 국가의 형태가 완성된 이후 국가의 융합, 왕권강화 그리고 정통성에 대한 의구심을 걷어내기 위해 앞다투어 역사서를 편찬합니다. 유럽에서도 중세 시대 이후 역사학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지역과 문화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죠.
이는 세계사라는 학문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15세기부터 유럽 서쪽 끝으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욕은 면면히 이어져 유럽 열강들의 나머지 대륙에 대한 열성적인 식민지화 정책으로 확대됩니다. 세계사는 이에 발맞춰 유럽인의 시각에서 서세동점의 흐름을 편성하고 강화하는데 일조하는 시각을 다분히 담고 있었어요.
그러나 당연하게도 세계사가 단순히 유럽인의 시각만을 반영하면 안되겠죠. 기나긴 서세동점의 시기가 끝나고 20세기 이후 미국의 단독 패권의 구도가 흔들리면서 세계사의 시각도 조금 다변화되는 듯 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역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학문으로서 세계사는 유럽인의 시각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시각을 포괄하는 학문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그래서 더욱 유용하고 필수적인 학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사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와 초등/중등까지 세계사 입문용으로 좋은 책은 아래 포스팅이 있으니 바로 들어가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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