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최초 문명은 미노아·미케네 문명으로 두 지역 모두 오리엔트 지역과 가까운 에게해에 인접한 지역입니다. 왜 오리엔트와 가까운 지역에서 유럽의 최초 문명이 탄생하게 되었을까? 그 답은 이 시기 유럽이 청동기 시대라는 것에 그 답이 있습니다.
청동기는 석기보다 진일보한 도구로 구리와 주석의 합금으로 만들어지고 청동기 제작법은 오리엔트로부터 BC2000년 경 유럽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청동기의 재료를 구할 수 없었으므로 오리엔트로부터 재료를 조달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리엔트와 접한 크레타섬이 오리엔트와 유럽간 상업의 중심지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크레타 섬의 미노아 문명이 BC 2000년 경부터 BC1450년 경까지 꽃을 피우게 됩니다. 미노아 문명의 수준을 알 수 있는 유적으로는 '미노스 왕의 미궁'으로 달려진 '크노소스 궁'입니다.
미노아 문명의 주인공은 소아시아계 이주민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반해 미케네 문명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그리스인들이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럽인들에 의한 최초의 유럽 문명은 따지고 보면 미케네 문명이 되는 이유입니다. BC1600년경부터 BC1100년 경에 이르는 동안 미케테를 비롯해 펠로폰네소스 반도 동부 해안의 도시들이 번성했습니다.
미케네 문명의 주인공들은 상당히 호전적이어서 미노아 문명을 파괴한 장본인이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호전성을 가지고 지중해를 누비고 해외 교역도 활발히 전개하며 오리엔트부터 지중해 서부, 발트해와 스칸디나비아 반도까지 이들의 발길이 미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미케네 문명도 BC1100년경 몰락하고 한동안 유럽의 역사는 암흑기에 들어갑니다. 약 350년간의 암흑기로 알려져 있는 이 시기가 도래한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해상민족에 의한 약탈과 파괴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그리스계 종족인 도리아인의 남침때문이라는 설과 가뭄과 흉작,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재해때문이라는 견해, 내부 반란으로 인한 자멸의 결과라는 설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화산폭발, 가뭄 과 같은 자연재해가 그 원인이라는 견해가 강하게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암흑시기가 역사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기는 아니었습니다. 이 시기 미케네 일대를 비롯 그리스 지역에서는 인구감소 현상이 매우 뚜렷이 나타나는데 물론 굶어죽거나 맞아 죽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지만 새로운 지역으로 이주하는 그리스인들도 많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이주민들이 그리스의 문화를 다른 지역으로 전파, 확산시키고 유럽적인 문화 공동체가 흐릿하게나마 그 모습을 드러내는 계기가 됩니다. 도리아인의 침입을 시작으로 문명화한 그리스인들과 야만적인 북방 민족이 최초로 만나는 시기가 이 시기입니다. 생존을 위해 소아시아와 그리스 본토로 이주한 그리스인들로 인해 이후 폴리스가 출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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