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난 돌이 정 맞는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며 이 속담이 계속 내 머리속을 맴돌았다. 아니 맴돌았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속담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슬그머니 내가 잠자는 곳으로 와서 발로 툭,툭 나를 건드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일어나, 자? 너는 그렇게 정을 맞았는데도 잠이 오는구나? 으이그... "이러고 나를 한심한 듯 바라보는 느낌.
나는 멀뚱이 눈을 뜨고 이게 무슨 상황인가.. 하며 '그 또는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또는 좀 더 순하게 생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사람이 살그머니 내 어깨를 흔들며 이렇게 말하는듯도 하다.
"일어나~ 일어나~ 모난 돌이라 정 맞으니까 기분이 좀 어때? 괜찮아? 괜찮아 보이네. 다행이다 ^^. 잘 했어! 잘 견뎠어! "
라며 토닥토닥 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심하게 바라보건, 따뜻하게 토닥여 주건 오늘 나의 기분이 상당히 상쾌하고 좋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라는 명연설을 하셨던 그 분과 연결되는 느낌도 들고 이렇게 글을 쓸 일도 생겼으니 나에게는 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모난 돌로써 정을 맞고 다듬어진 기분이 과히 나쁘지 않다. 예전에는 정 맞는 느낌이 너무 싫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보니 이번에 맞은 정은 제대로 먹혔나 보다.
그 분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눈치보며 살아라!' 이런 삶을 살지 않으시겠다 말씀하시고 말씀처럼 살다 가셨지만,
나는 그 분의 발 끝에도 못미치는 '제대로 모난 돌'이다 보니 정도 좀 맞아야 하고 맞고 나서 다듬어진 모습이 제법 괜찮다는 느낌이든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라는 생각을 해 낸 옛 조상님들은 전혀 정반대의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는 걸 알고 만드셨을까?
살면 살수록 그들의 지혜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정을 맞고 다듬어진 나의 어떤 곳에도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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