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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이런 생각해

종교가 없다면? 분쟁도 없을까? - 팔레스타인 vs 이스라엘 사태

by 푸른복숭아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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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이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분쟁 사태입니다. 1945년 2차대전 종전 이후 이스라엘이 당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던 땅에 자기들 국가를 세우면서부터 발생한 이 사태는 이 동쪽 끝 한반도에 간간이 소개가 되어져 왔습니다. 사실 아무런 맥락이 없어보이는 이스라엘의 영토 점유는 동아시아 끝에 있는데다가 경제적으로 빈곤에 허덕이던 우리나라가 눈여겨보던 이슈는 아니었죠.

다만 모두들 일반 상식에 기대어 이런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만주땅도 2천년전에는 우리 땅이었는데, 그거 돌려달라고 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

딱 이정도 관심과 인식인 것 같아요. 속으로는 거기 우리 땅이었는데..라는 아쉬운 마음도 들면서 말이죠. ^^ 여차하면 우리도...


2023년, 팔레스타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토 점유문제에 대해 다들 예전과는 다른 태도와 흥미도를 가지고 대하는 듯 합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지금 유튜브, 공중파 가릴 것 없이 현재 지중해 동해안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에 대한 뉴스가 끊임없이 전달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접한 우리는 그 사건을 제대로 보고 있을까요? 팔레스타인 지역의 분쟁을 접하면서 우리 동아시아인들은 어떤 인식을 하고 있고 또 해야할까요? 그리고 심지어 동아시아인의 눈으로 사건을 보고 있기는 한걸까요? 

아마도 우리 언론의 지형을 감안하면 동아시아인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을 오랫동안 지지해온 미국의 눈으로 볼 가능성이 크죠. 

어차피 우리가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인 만큼 그렇다면 우리는 -분명 역사책에 기록될-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저는 이 문제를 종교를 중심으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즘 학교 역사시간에 하는 수행평가 중에는 역사 속 중요한 사건을 가지고 자기 생각을 서술하고 발표하는 수업이 많습니다.  한 수업 시간에 역사적 사건을 가지고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설명하는 수행 평가가 있었어요. 아이들과 이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 하는 와중에 한 아이가 "종교만 없으면 다 해결 될 것 같은데요?"라는 말을 했습니다. 

'종교만 없으면' 

이 말을 들으니 갑자기 노래가 떠올랐어요. 제가 한때 엄청 좋아했던 노래였는데...

Imagine - John Lennon 

눈을 감고 몽상에 잠겨서 노래를 듣다보면 정말 내가 이런 세상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마음이 붕 뜨면서 행복해져요. 얼마나 좋을까? 모든 이 부정적인 것들이 사라진다면...

하지만 다시 눈을 뜨면 무지막지한 현실이죠. 그나마 이런 노래를 들으며 몽상이라도 할 수 있다는 나의 현실에 안도하면서또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합니다. 내가 한국에 태어난 건 순전히 운이니까요. 

 그렇다면 과연 이 모든 것이 종교 때문일까?

모든 것이 종교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스라엘 사람들의 영토에 대한 집착에는 종교가 그 기저에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쏟아지는 컨텐츠 중에 이스라엘 문제에 객관적인 시각과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영상 추천할게요. 

얼마전까지 백만뷰였는데, 이팔사태 이후 이백만뷰가 되었네요. ^^

6시간 강의가 좀.. 길기는 하지만 중동전문가의 역사해설과 함께 사건을 바라보는 혜안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보고나면 드는 결론은 '이 모든 것이 종교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오랜기간 분쟁이 이어지면서 처음 종교를 기저로 시작된 문제가 역사적 사건들의 축적, 민족, 종교, 정치, 외교, 지역의 문제들이 완전히 얽혀 버린 상황이에요. 실마리 하나로는 절대로 풀 수가 없는 10차 방정식이 되어 버렸죠. 더불어 이 문제를 바라보는 각국의 다른 이해관계가 얽혀 해결은 저 세상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중학생 아이의 '중교 없는 세상이 유토피아 아니에요?'라는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 답해야할까요? 저는 이렇게 대답할 것 같아요. 

조건이 잘못 되었어. 종교가 없는 세상은 없단다. 아니 적어도 지금까지는 없었단다

 

≪종교≫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고대인류 중 약 40만년전 네안데르탈인 아실거에요. 학명으로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라고 하는 고대 인류 중 하나인데요. 이들의 생활 모습 가운데 시체 매장 풍습이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하고 꽃과 제물을 바치는 장례 의식도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살아 있을때 사용했던  물건들을 함께 매장한 것을 근거로 내세에 대한 믿음도 있었던 걸로 추정하고 있어요. 

또 우리 인류의 직접적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의 경우는 동굴벽화로 욕망의 대상이나 주술적인 의미를 표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렇다면 수십만년전 인류의 조상이 종교의 초기적 형태인 특정 풍습을 지녔다는 사실이 미래에도 종교는 영원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아니겠죠.   

핵심은 종교 자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종교가 왜 존재하느냐 에요.  저는 종교는 인간의 불완전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의지하고 의탁하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기대듯이 말이에요. 그 불완전성이 인간의 마음에 불안감을 지피고 그 약점을 파고드는 것이 바로 '종교'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종교가 인간의 불완전성과 그로 인한 불안과 무지를 이용해 그 세를 불려왔음을 증명하는 역사적 사실은 너무 흔해서 어느 지역이든, 어느 국가든 그 예가 넘쳐납니다. 알라든, 야훼든, 하느님이든, 부처님이든 애초 종교를 창시한 이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망가진 엔진을 달고 질주하는 기차처럼 말이죠. 그 엔진의 동력은 인간와 불완전성과 무지라고 저는 생각해요.  

앗, 그럼 종교가 없는 무교는 문제가 없을까?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종교라고 부르는 것들은 오히려 오랜 기간을 거쳐 필터링 된 것들이에요.  그 외에도 광의의 종교 테두리 안에 들어가는 사교(邪敎) 뿐만 아니라 명칭이 없는 경우가 더 문제입니다.  최근 몇년 간 많이 들려오는 낱말 가운데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있죠.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상황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황폐화시키고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여 결국 그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가는 것을 의미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가스라이팅은 정신적인 학대의 유형으로 주로 친밀한 관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정, 학교, 직장, 군대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이 가스라이팅 유형도  종교의 테두리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해요. 존재의 불완전성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대상에게 존재를 의탁하는 것,  나의 불완전성을 타자의 무엇으로 채우려고 하는 것 또는 존재의 불완전성을 먹이로 그 세력을 형성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종교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여기서 불쏘시개나 연료로 쓰이는 것이 존재의 불완전성입니다. 인류의 개체수가 80억을 돌파했다고 하고 끊임없이 인구는 늘고 있으니 연료는 무궁무진 하네요.

그리나 인간의 불완전성은 인간을 구성하는 요건이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불완전성이 인간을 인간으로서 완전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대상에게 나를 의탁할 것인가 아닌가는 선택의 문제인데, 인류의 대다수가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의탁'을 선택해 왔어요. 그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종교든, 사람이든, 이념이든, 물건이든, 돈이든 의탁해왔다는 겁니다. 

이 의탁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고 그것의 의미도 역사적으로 대부분 해석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을까요?  유발하라리에 따르면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말이에요. 

역사를 배우는 이유 글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세요. 

 

역사 왜 배우나요?

한국사가 정시모집(수능)에서 필수 응시영역이 되면서 한국사 열풍이 불었죠. 아이들이 기본적인 역사교육을 의무교육에서 소화한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대입이 아니더라도 역

yoonbooks.tistory.com

 저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태같은 분쟁에서 쟁점은 그들의 종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종교와 같은 의탁은 수십만년 동안 이어져온 인간의 본성의 발현이거든요.  본성의 발현이 곧 분쟁은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쟁점은 종교가 없는 세상이 아니라, 스스로의 불완전성을 보지 못하는 무지라고 생각합니다.  무지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 예를 도처에 있죠. 

"인간은 불완전해~ "누구나 알고 있는 자명한 사실을 길게 글을 쓰면서 하는 이유는 사실 너무나 불완전해서 우리는 우리가 불완전한지도 잘 모른다는 거에요.  인간은 스스로의 불완전성에 대한 메타인지가 없다는 거죠. 

오은영 박사님이 그러더라구요. 아이들에게는 해야하는 일과 하면 안되는 일을 일관되게, 꾸준히, 계속, 반복해서 알려줘야한다구요. 

저도 저 스스로에게 또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번 이야기합니다. 

나는 불완전해, 그것도 보통 불완전한게 아니야. 작은틈만 있어요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들거든.
그 불안감과 무지의 틈을 무엇이 비집고 들어올지 너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봐야 해 그것이 나를 , 파괴할지도 모르거든. 알겠지?                                                                                                                                    알았으면 끄덕여.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태를 보다 문득 떠오른 종교에 대한  소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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