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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이런 책 읽어

쉿, 나의 세컨드는 - 나는야 세컨드 1 by 김경미

by 푸른복숭아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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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 의 Chris Linnett


 

오늘 읽은 시, 김경미 시인의 <쉿, 나의 세컨드는> 에 실린 <나는야 세컨드1>

 

나는야 세컨드1

 

누구를 만나든 나는 그들의 세컨드다

, 라고 생각하고자 한다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봄날 드라이브 나가자던 자든 여자든

그러니까 나는 저들의 세컨드야, 다짐한다

아니, 강변의 모텔 주차장 같은

숨겨놓은 우윳빛 살결의

세컨드, 가 아니라 그냥 영어로 두번째,

첫번째가 아닌, 순수하게 수학적인

세컨드, 그러니까 이번, 이 아니라 늘 다음, 인

언제나 나중, 인 홍길동 같은 서자, 인 변방, 인 

부적합, 인 그러니까 결국 꼴찌,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 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 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움의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곳에

그러므로 자주 새끼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 

조용히 웃곤 할 것 밀교인 듯

 

나는야 세상의 이거야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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